도서분류 역사/문화/한국사/역사인물
도 서 명 우사 김규식 평전
부 제 명 투쟁과 협상의 지도자
지 은 이 김삼웅
출 판 사 채륜
정 가 19,000원
발 행 일 2015년 9월 10일
상세정보 양장, 391쪽, 국판변형(140mm×210mm), 높이 28mm
I S B N 979-11-86096-15-4 03910
해방 70주년에 되새겨야 할
우사 김규식의 ‘광이불요’의 삶을 담다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서 수많은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한 김삼웅. 그가 이번엔 우사 김규식의 삶을 이야기한다.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김규식의 행적과 그에 덧붙이는 평론. 학문적 성격이 강하지 않아 알기 쉽고 재미있게 김규식의 삶과 철학을 읽어볼 수 있다.
저자는 그의 삶을 ‘광이불요(光而不耀)’라는 말로 표현했다. 빛은 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김규식의 삶이 딱 그것이었다. 불우한 시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다방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그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만큼 삶이 빛났다. 하지만 결코 스스로 자신의 우월함이나 업적을 내세우는 법이 없었다.
생애를 자주독립과 통일조국 건설을 위해 바친 그의 삶과 ‘좌우합작’, ‘남북협상’으로 대표되는 철학은 분단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그럼에도 독립운동과 근현대사를 이끌어 온 인물 중 상대적으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인물이 바로 우사 김규식이다.
이 책을 통해 김규식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점차 망각해가는 항일독립운동가 김규식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해방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만약’이라는 말에 힘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해방 70주년을 맞았다.
그날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흥분과 희망으로 반짝이던 하루였을 것이다. 완전한 자주독립은 아니지만, ‘그날’에 이르기까지 빼앗긴 조국을 되찾고자 몸과 마음을 다 바친 애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런 아픈 역사를 또 쓰지 않도록 반추해야 한다.
하지만 70년이 지난 지금 국내외 정세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검은 늪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아베 정권. 역사를 가로채려는 동북공정. 한층 더 얼어붙어 버린 남북 관계. 모두가 힘을 합쳐 대응책을 내놓아도 역부족일 텐데 현재 우리는 세대, 성별, 이념, 정치 노선 등의 차이로 끝없이 대립하고 있다. 갈등 없는 사회는 없지만, 심각한 것은 ‘이념 차이’로 분단된 국가는 이제 우리가 유일하다는 것. 본래 하나의 민족인 남과 북은 이제 피 한 방울 안 섞인 타민족보다도 못한 관계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만약’라는 말을 잘 사용한다.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지성’과 ‘미련’은 이렇게 ‘만약’이라는 가정 아래 현실과 다른 상상의 세계로 생각을 이끈다.
‘만약’이라는 말에 힘이 있다면. 그 힘이 역사를 되돌릴 수 있을 만큼이라면.
친일파를 청산하고 이념 대립으로 분단되지 않도록 하며, 민족이 하나 되어 우리 힘으로 일본을 몰아내고, 많은 애국선열의 소원대로 ‘자주독립’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민족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는 지도자의 존재 유무에서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사 김규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 해외 각지에서 큰 활약을 펼친 뛰어난 외교가였고 임시정부의 부주석으로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분단은 있을 수 없다며 끝까지 남북협상과 좌우합작을 외쳤던 게 바로 그였다. 몽양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을 주도했는데, 이것이 성공했다면 우리의 현대사는 완전히 달라졌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만약’이라는 말에 정말 힘이 있었다면, 김규식이 오래토록 민족의 중심축이 되어 주었더라면, 그래서 그가 그렇게도 소리 높였던 남북협상과 좌우합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우리의 답답한 현실이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지. 하지만 그는 이 세상에 없고 그가 추구했던 신념과 정신을 우리는 되새기지 못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 이 시점에 우사 김규식 평전을 통해 그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이다.
왜 김규식인가?
그가 살아 있었다면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은 없었다
임시정부의 주석이었던 김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부주석이었던 김규식에 대해서는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알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그만큼 김규식은 그리 큰 비중으로 다루어지지 않거나 주역이 아닌 조역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생애를 민족의 운명과 일체화시키면서 고난의 삶을 살다가 납북되어 분단과 동족상잔의 낯선 이역에서 숨을 거두었다. 저자는 타협노선보다 극단주의를 선호하는 국민의 시각, 그리고 그의 생애가 ‘극적 사건’이기보다는 꾸준하고 일관되는, ‘투쟁과 협상’의 지도노선이어서 일반에게 덜 알려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연구가 소수 연구자들 수준에서만 맴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김규식을 그저 조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규식은 겸양과 지성, 높은 학식과 정직한 처신으로 이념을 뛰어넘어 독립운동 진영에서는 항상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었다. 정세 판단력이 뛰어나고 지식이 해박하여 한국에 영향력을 미치는 여러 국제정세를 미리 예견하면서 임시정부 중심으로 좌우합작을 성사시키고 독립운동 세력의 통합을 지도하였다. 문·사·철 분야의 학식과 더불어 정치와 외교력을 겸비한 흔치 않은 지도자여서 정치인보단 정치학자, 외교가의 측면이 매우 강했다. 하지만 문약했던 건 아니라 남북협상에 대해 시비하는 미군정사령관 하지 중장의 책상을 두드리며 분노를 터뜨릴 만큼 호기 있었지만 권력에 집착하진 않았다.
그래서 한때 미군정이 이승만 대신 김규식을 남한 정권의 수반으로 고려하며 접촉하려 했지만 ‘통일정부 수립’이라는 일관된 원칙과 노선으로 반쪽짜리 정권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의 사상과 활동을 요약하면 ‘항일민족독립과 반분단 통일국가 수립’을 이룩하기 위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념적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 민족이 이것을 초월하고 대동단결하여 해방 전에는 일본제국주의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고 해방 후에는 조국의 분단을 막자는 것이 좌우합작의 취지였다. 남북협상 역시 해방 후 이념을 달리하는 남, 북 각각의 정치세력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분단을 막고 하나의 통일정부를 수립하자는 취지였다.
만약 김규식의 뜻대로 됐더라면. 뜻을 함께하던 여운형이 암살되지 않고 김규식이 조금 더 건강해서 좌우합작의 뜻을 이루어냈더라면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비록 이념적 차이는 있더라도 그것을 초월한 ‘단일정부’가 만들어졌더라면, 우린 지금까지 한 민족으로 한 나라의 국민으로 그렇게 살게 되었을 것 같다.
광이불요, 빛나되 번쩍이지 않는다
김규식의 생애를 따르며
다시금 되새겨 보는 그의 삶과 철학
이 책은 우사 김규식의 생애를 따라간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서 김규식의 온 생애를 함께하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평전을 집필하며 역사를 바로잡는 데 힘쓴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평전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또한 문헌을 참고한 부분 혹은 관련된 문헌이 있는 문장에는 주석을 달아 두었기 때문에 읽는 분들이 직접 찾아보고 객관적 사고를 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저자는 우사 김규식의 생애를 넉 자로 표현해 냈다. ‘광이불요(光而不耀)’ 빛나되 번쩍이지 않는다. 즉, 빛은 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김규식의 삶이 딱 그것이었다. 불우한 시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다방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그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만큼 삶이 빛났다. 하지만 결코 스스로 자신의 우월함이나 업적을 내세우는 법 없이 목표를 향해 조용히 전진할 뿐이었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김규식의 행적과 그에 덧붙이는 평론. 그 상세한 글을 읽다 보면 그가 얼마나 큰 능력을 가졌는지 얼마나 많은 업적을 세웠는지, 그럼에도 자만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얼마나 훌륭한 인품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확실히 김규식의 생애는 웅장하고 뇌리에 스칠 만큼 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는 늘 민족사의 정점에 서있었다. 독립운동을 최일선에서 지도하고 민족이 분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을 지도하고 3영수의 일원으로 추앙되었으며 국민의 존경과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다만 너무나 꾸준하고 일관되게 ‘민족을 사랑하는 지도자’로서 정도를 걸었을 뿐이다.
조실부모하고 병약한 몸으로, 짧지도 길지도 않은 약 70년의 군더더기 없는 생애는 온통 독립과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바친 고난의 역정이었다.
일각에서 평가하는 것처럼 결코 ‘실패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평생 정도를 당당하게 걸었고 해방 후 그가 뿌린 합리적이고 온건한 통일정부 수립 노선은 남과 북 우리 민족 모두의 마음에 새겨야 할 현실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김삼웅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현재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 주필을 거쳐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문화론을 가르쳤으며, 4년여 동안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 위원, 제주 4·3사건 희생자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백범학술원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맡아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역사·언론 바로잡기와 민주화·통일운동에 큰 관심을 두고,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인물의 평전 등 이 분야의 저서 40여 권을 집필했다.
주요 저서로는 『곡필로 본 해방50년』, 『한국필화사』, 『금서』, 『위서』, 『백범 김구 평전』, 『을사늑약 1905 그 끝나지 않은 백년』, 『단채 신채호 평전』, 『만해 한용운 평전』, 『안중근 평전』, 『장준하 평전』, 『이회영 평전』, 『노무현 평전』, 『저항인 함석헌 평전』, 『리영희 평전』, 『김대중 평전』, 『안창호 평전』, 『빨치산대장 홍범도 평전』, 『박현채 평전』, 『김근태 평전』, 『송건호 평전』, 『독부 이승만 평전』, 『안두희, 그 죄를 어찌할까』, 『10대와 통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 등이 있다. 최근에는 『몽양 여운형 평전』을 출간하여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는 말_ 왜 지금 우사 김규식 선생인가
추천하는 말_ 김규식 평전 발간에 즈음하여
1장 항일독립운동기 김규식의 투쟁과 활동영역
2장 출생과 신산했던 어린 시절
3장 미국 유학과 국내 교육·선교활동
4장 파리강화회의 대표로 선임되다
5장 파리와 워싱턴에서 외교활동
6장 모스크바 극동민족회의에 참석
7장 항일운동의 침체기에도 활동 멈추지 않아
8장 중국·미국 누비며 일제규탄하고 조직 결성
9장 좌우진영 통합 민족혁명당 창당
10장 좌우연합 임정 참여, 항일투쟁 지도
11장 임시정부 부주석으로 해방 맞아
12장 해방은 왔으나 해방 아닌 해방
13장 민주의원 주도하며 미·소공위 압박
14장 중도노선의 좌우합작 이끌다
15장 입법의원 의장으로 활동
16장 미·소공위 대책과 민족자주연맹 결성
17장 분단과 통일정부의 기로에서
18장 남북협상, 분단을 막으려 한 충심으로
19장 해방된 조국에서 설 땅을 잃고
20장 납북되어 국경지역에서 숨지다
닫는 말_ 광이불요光而不耀와 폭죽
주
김규식은 1903년 6월 평균 91.67점을 받아 3등으로 로녹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는 다른 학생 4명과 함께 졸업 연설자로 선정돼 「극동에서의 러시아」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하였다. 이 연설문은 대학잡지에 이어 『뉴욕 선New york sun』 신문에도 전제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 PP. 50~51
김규식은 대단히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두 갈래로 분열된 미국 교포 사회의 통합과, 미국 조야에 한국 독립을 요청하는 외교활동, 여기에 국내로부터 송금이 중단 된 처지에서 임시정부 청사의 월세도 내지 못하는 상태의 임정활동 공채 모금에 이르기까지 그가 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대수술을 받고도 요양을 하지 못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 P. 93
해방정국의 3거두 중에서 가장 이지적理智的이었던 그는 소극성, 비정치성에 건강까지 좋지 않는 상태이어서, 그 출중한 재능과 비전을 맘껏 펼칠 수 없었던 것은 민족적으로도 큰 손실이 되었다.
- P. 215
김규식과 김구가 추진하는 남북협상은 험난한 고빗길이었다. 남쪽에서는 단정세력과 미군정, 북측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호락호락 통일정부 수립에 응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 사령관이 김규식에게 사람을 보내어 방북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였다. 주변에서도 협상불가론을 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김규식은 결과의 성패도 중요하지만 책임 있는 지도적 위치에서 분단으로 질주하는 단선·단정의 열차를 방치할 수는 없었다.
- P. 305
나라와 전체 민족을 위해서는 지도자건 국민이건 자기자신부터 먼저 죽여야 한다. 자기를 죽여야 한다.
- P.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