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판 변형(125×188mm)
책 소개
“고향이 사라지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
여기, 시골에서 청년들과 낭만을 찾기로 했습니다.”
소멸의 한가운데, 청년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딸의 기억》을 통해 세상의 많은 딸들을 울렸던 류주연 작가. 이번 책 《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에서는 소멸의 한가운데 있는 청년의 눈으로 지방 소멸의 현실을 낱낱이 알리고, 그곳에서 분투 중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작가는 소멸 직전인 고향의 현실에 충격받고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에 머무르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지방에서 청년을 살리는 데 환대의 경험과 연대가 중요함을 깨닫고 청년 커뮤니티, ‘청년낭만살롱’을 만들어 지역에 유입된 청년들의 ‘자발적인’ 머무름에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책은 지방살이를 홍보하거나, 지방 소멸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말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다. 다만 직접 살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현실과 이야기를 전한다. 정책적 지원 말고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발견한 작은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지방 소멸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어쩌면 미래가 정해진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 속에 담긴 청년들의 흔적이, 작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또 다른 청년들에게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청년 커뮤니티가 만드는 작은 일렁임이 모이고 모여, 어떤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기적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본다.
저출산·고령화·수도권 과밀화…
기울어진 대한민국에서 지방이 사라진다, 아마도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과제임을 알고는 있지만, 정작 내 일처럼 체감되지 않는 사회현상. 그래서 삶의 우선순위에서 한참 아랫단을 차지하며, 다다를 결과 역시 그리 와 닿지 않는 사회현상. 대한민국이, 특히 지방이 빠른 속도로 소멸해 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중 절반이 넘는 지역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한다. 소멸 위험 지역은 해가 갈수록 범위를 넓혀만 가고 그중 일부는 벌써 ‘심각’ 단계를 넘어선 수준이다. 왜 지방은 소멸 위기에 처하게 된 걸까? 왜 쏟아지는 정책들은 빛을 보지 못할까? 왜 상황이 이토록 악화된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지방 소멸의 그림자는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과밀화로부터 드리워졌다. 대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지방에서는 매우 새삼스럽고 귀한 존재가 되었다. 소멸을 늦추는 열쇠가 청년에게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청년을 유인하고 자발적으로 머물게 할 매력이 지방에는 부족하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캠페인과 관련 정책은 쏟아지지만, 근본적 해결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사실 해결책이야 우리가 이러쿵저러쿵 훈수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건 앞날을 볼 줄 아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의 몫일 테다. 그러나 이쯤에서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이 하나 남는다.
‘거창한 정책과 예산 없이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소멸을 막는 열쇠인 청년이 주체가 되어 만들 수 있는 변화는 없을까?’
지방에서 청년을 살리는 일, 지역의 청년이 주체가 되어 할 수 있는 일. 그에 대한 고민과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곁의 낭만을 찾는 청년들의 모임, 청년낭만살롱
지방을 살리는 열쇠는 청년에게 있다는데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을 쓴 류주연 작가는 고성의 한적한 동네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20대를 보내다가 여러 사정으로 고향에 되돌아온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작가는 고향의 현실을 마주하고는 큰 충격에 휩싸인다. 도시에 있을 땐 와 닿지 않던 청년 인구의 이탈 문제와 그로 인한 지방 소멸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된 것이다. 이대로 고향이 사라지는 걸 두고 볼 수 없던 작가는 소멸을 늦추는 실마리인 청년들이 지방에 머무르게 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지역에 유입된 청년들을 머무르게 하는 데 동료, 환대의 경험, 연대가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청년들이 지방에서 소외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함께 문화를 즐기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작가는 ‘멀리 가지 않고 곁의 낭만을 찾는’ 청년 커뮤니티 ‘청년낭만살롱’을 만들어 호스트로 활동하게 된다.
책에는 정서적 지지와 연대가 더욱 중요함을 느끼게 만든 한 청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작가가 ‘청년낭만살롱’을 운영하며 커뮤니티의 역할과 기능을 생각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떠오른다는 오래전의 기억.
“버스를 타고 이곳에 돌아오는 길이 제게는 감옥에 가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신규 직원으로 발령받아 시골인 고성에 오게 되었다는 청년은, 주말마다 가족들이 있는 도시로 갔다가 다시 고성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하염없는 눈물을 쏟았다는 것이다. 결국 그 청년은 3개월을 겨우 채우고는 직장을 관두고 도시로 돌아갔다고 한다.
류주연 작가는 그 청년을 떠올리면 마음이 쓰리다고 말한다. 지금의 ‘청년낭만살롱’처럼 정서적 지지와 연대를 선사할 커뮤니티가 그 청년에게도 있었더라면 그렇게 훌훌 떠나진 않았을 거라고. ‘청년낭만살롱’에 참여한 멤버들의 소감처럼 작은 기분 전환, 잠깐의 재미, 당장 만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지역의 지인이 있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고 한다. 결국 지역에서 환대받지 못하고 소외된 걸음들이 유령처럼 떠돌게 되는 거라고.
지방의 청년을 살리는 건
동료, 환대, 함께하는 기억, 그로 인해 생겨날 연대
작가가 호스트로 활동 중인 ‘청년낭만살롱’은 단순한 취미 모임이나 친목 단체를 넘어선다. 얼만큼의 기간이든, 어떤 이유로든 지역에 유입된 청년들을 모아 즐거운 시간과 같은 감수성을 공유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로써 그들이 고성에 ‘자발적으로’ 머물도록 하는 데에 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이나 제도적 지원으로는 채울 수 없는 정서적,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활동이다.
어느 집단에 처음 갔을 때, 환대를 받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경험이 내가 그 집단에 느끼는 애정과 소속감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말이다. 낯선 곳에서 나를 반갑게 맞아 주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크나큰 정서적 만족감을 준다.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결국엔 떠날 수밖에 없다. 자기 자리가 없는 곳에 끝까지 남아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을 환대해 주는 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 동료를 만들어 주는 일, 나아가 당신은 사람임을 확인시켜 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여전히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의 명확한 답을 찾진 못했다. 그렇지만 선명해진 부분이 있다. 지역의 청년 당사자가 직접 주체가 되어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그것은 그리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청년에게 이곳에 살 용기를 심어 줄 수는 있다. 그게 바로 청년 커뮤니티가 결심하고 해나가야 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 〈소외와 관심 사이〉에서
이 책은 소멸의 한가운데 있는 청년의 눈으로 지방 소멸의 현실을 낱낱이 알리며, 그곳에서 분투 중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방살이를 홍보하거나, 지방 소멸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말하고자 하는 글은 아니다. 다만 직접 살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현실과 이야기를 전달한다. 정책적 지원 말고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발견한 작은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캄캄해 보이기만 하는 지방에도 청년들이 흩어져 저마다 작은 빛을 내고 있고, 지역의 청년 커뮤니티는 그 흩어진 빛들을 발견하고 그러모아 더 밝은 빛을 만드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 지방의 소멸은 어쩌면 당연히 정해진 수순일이지도 모른다. 다만 그럼에도 이 책이 지방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의 흔적을 기록하는 건, 한때 열심히 덧바른 젊음과 낭만과 추억의 냄새를 기억하기 위함이며, 같은 고민으로 분투 중인 또 다른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함이다. 나아가 기적이라는 게 일어난다면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 어떤 ‘가능성’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함께 전해 본다.
작가 소개
류주연
경남 고성군 어느 대나무숲의 파란 지붕집에서 태어났다. 산 세 개가 품은 중학교에 다니며 글을 쓰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부산대학교에 진학해 언어와 도서관을 공부하고 경상남도교육청 사서가 되었다. 10년 뒤 고향으로 돌아와 가까워진 소멸을 목격하곤 청년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시집 《시를 쓸 때 비로소 서러웠다》, 에세이집 《딸의 기억》을 썼다. 고성 청년 커뮤니티 ‘청년낭만살롱’을 운영하며 만난 이들과 충실히 곁의 낭만을 찾고 살다간 흔적을 남기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ryustory_0116
차례
시작하며
1장 새삼스러운 것들에 대하여
소멸의 처음 / 나의 고향이 소멸한다 / 대중교통 잔혹사 / 아이들이 갑자기 예쁘다 / 배경은 블러 처리 / 어쨌든 모두 이곳엔 없다 / 별다방을 찾아서 / 새삼스러운 젊은이 / 등에 박혀 있는 것 / 소외와 관심 사이
2장 지방 낭만 소생기
누군가 하려고 했던 일 / 우린 대체 어디로 가야 하나요 / 첫 만남은 카페인의 맛 쓰고 달고 / 당신의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어요 / 오래된 무덤에 낭만을 묻다 / 진심이 해낼 수 있는 것 / 3개월마다 이별을 한다 / 수명을 연장당했다 /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
3장 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
지금이 미래에게 / 별들의 발견 / 과거가 지금에게 / 여기에서 당신에게 /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사정 / 낭만은 소생되었나
책 속으로
모르고 있는 이들에겐 아직 처음이 도래하지 않았다는 것. 인식하지 못하고, 고민하지 않고, 회상할 기억이 없는 이들에게는 소멸이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 그들은 마침내 남게 될 아주 기형적인 형태의 삶을 바라보며 그때서야 시작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소멸의 늦어 버린 처음을.
- P.24 〈소멸의 처음〉에서
정착한 이들에겐 모든 게 당연하고 감수할 만한 일일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시골로 향하는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열악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착하려는 이들, 혹은 머무르면 어떨까 고민하는 이들은 이러한 일들에 벽을 느끼고 돌아선다.
- P.34 〈대중교통 잔혹사〉에서
결국 환대받지 못한 젊음들이 이 작은 지방 사회에서 사람이 되지 못한 채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다.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결국엔 떠날 수밖에 없다. 자기 자리가 없는 곳에 끝까지 남아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 PP.100~101 〈소외와 관심 사이〉에서
‘청년이 없다’는 전제는 무의식에 자리한다. 그리고 그것은 의식조차 못 한 채로 지역 곳곳에 이런 악순환을 만들 것이었다. 청년은 없는 것이 아니라 숨어 있다는 것, 적은 숫자더라도 모일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젊은이들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P.156 〈오래된 무덤에 낭만을 묻다〉에서
환대가 내리사랑처럼 아래로 흐를 수 있는 것이라면 부디 끊기지 않고 흘렀음 좋겠다. 지금의 청년 이후에도 미래의 청년들이 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주 오래오래.
- P.229 〈과거가 지금에게〉에서
소멸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파도에 쓸려 가지 않는 바위처럼 오히려 경이로워지는 존재가 있다. 그런 존재가 이 지역에 남아 있는 한 못 할 것도 없다.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가 사랑하는 이곳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
- P.250 〈낭만은 소생되었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