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분류 에세이/한국에세이/사랑·연애에세이
도서명 사랑에 관해 쓰지 못한 날
저자명 김준녕
출판사 채륜서
정가 14,000원
발행일 2021년 8월 20일
상세정보 반양장, 240쪽, 4×6판 변형(125×180mm), 높이(15mm)
ISBN 979-11-85401-63-8 (03810)
책 소개
“그 거대하고 깊은 감정이 무뎌질 때쯤 비로소 사랑에 관해 쓸 수 있었습니다.”
사랑과 이별을 겪은 모든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장들
이 시대 청춘의 고민이 오롯이 담긴 문장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작가 김준녕. 이번에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단상을 담았다.
총 네 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랑과 이별을 겪어본 모든 이의 정서’를 대변하는 글로 꽉 채워져 있다. 헤어짐의 부정, 슬픔, 문득 찾아오는 분노 그리고 이 맞부딪치는 감정의 파도에 무뎌지는 그때. 그렇게 일상을 살다가 또다시 사랑할 용기를 얻는 감정의 변화가 모두 느껴진다.
김준녕 작가의 글은 섬세하게 고른 단어와 신선한 표현을 사용해 감성을 자극하기로 유명하다. 젊은 작가이지만 글이 품은 생각의 깊이는 굉장하다. 타인에게 ‘멋짐’만 보이려는 요즘 시대에 그의 글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오히려 빛을 발한다. 꾸밈없는 진심에 쉽게 마음이 열리고, 마치 내 감정을 읽은 듯한 문장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울거나 웃는 현실의 나를 발견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작가란 ‘생애에 걸쳐 사랑을 기록하려 드는 직업’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의 글은, 사랑에 밤잠 설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어루만질 위로의 문장으로 남으리라 확신한다.
출판사 서평
한국 문학의 새로운 내일을 여는 작가
김준녕이 전하는 진솔한 자기 고백
김준녕 작가는 전작 《주인 없는 방》, 《번복》, 《낀》을 통해, 이 시대 청춘의 고민이 오롯이 담긴 문장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섬세하게 고른 단어와 신선한 표현을 사용해 감성을 자극하기로 유명하다. 흔한 글감도 흔하지 않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글이 품은 생각의 깊이도 굉장하다.
또한 그의 글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모순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이상적이다. 아주 평범한 일상 위에 새긴 진솔한 자기 고백이, ‘허세’가 범람하는 요즘 오히려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문장에 우리는 마음이 쉽게 열린다. 게다가 마치 내 감정을 읽은 듯한 표현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울거나 웃는 현실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그가 SNS에 공유하는 글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는 이유도 아마 이런 진솔한 마음과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작가란, 생애에 걸쳐 사랑을 기록하려 드는 직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철 소나기처럼 불확실한 감정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 예측 불가능하다. 시작과 끝은 물론 이별의 후유증마저도. 헤어짐을 부정하다가 인지하는 순간 몰려오는 슬픔. 아무렇지 않은 척 일상을 보내다가 때때로 찾아오는 분노. 끝없이 맞부딪치는 감정의 파도에도, 어느 순간 무뎌지는 때가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사랑할 용기를 얻는다. 그토록 불확실한 감정임에도 우리는 사랑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
작가는 ‘사랑에 깊게 빠져 있을 때는 사랑에 관해 쓸 엄두가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느낀 거대하고 깊은 감정을 담아낼 언어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름철 소나기 같은 감정이 변덕스레 오가며 마음을 흔들어, 글을 썼다 고쳤다만 반복하고 어느 날엔 퇴고할 용기조차 없어 원고 전체를 지우기도 했다. 결국, 그는 무엇도 쓰지 못한 채 사랑에 관해 쓰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감정을 헤치고 뭉쳐, 한 덩어리로 만들고는 마음 한편에 오래 묵혔다.
이윽고 그 거대하고 깊은 감정이 무뎌질 때쯤 비로소 사랑에 관해 쓸 수 있었다. 흘려보낸 감정을 한 줌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지난날 그가 느낀 모든 사랑의 감정에 관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태어난 이 책은 ‘사랑과 이별을 겪어본 모든 이의 정서’를 대변하는 글로 꽉 채워져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작가란 ‘생애에 걸쳐 사랑을 기록하려 드는 직업’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의 글은, 사랑에 밤잠 설치는 모든 이의 마음을 어루만질 위로의 문장으로 남으리라 본다.
앞으로도 그는 사랑에 관해 쓰는 일을 몇 번이나 더 멈출지도 모른다. 하지만 숱한 번뇌가 찾아올지라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평생에 걸쳐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격랑이 잦아들 때 그는 또 지금처럼 사랑에 관해 진솔한 기록을 남길 것이다. 조금 더 성숙한 미래의 그가 남길 사랑의 기록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저자 소개
김준녕
소설 《주인 없는 방》, 《번복》, 《낀》을 썼다.
매일 하루의 절반은 글을 준비하고, 나머지 절반은 글을 적으며 보낸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도 당신과 함께할 가벼운 문학을 소망한다.
차례
작가의 말
01 당신에게 지독하게 길들었나 봐요
신이라 불리는 / 쓰다 보니 / 킥보드 / 봄 / 팡세 / 주정 / 이어폰 / 황사 / 길들임 / 각흘도 / 신이라 불리는. 2 / 침묵해야 할 것들에 대하여 / 절벽 / 씀 / 점 / 끝말잇기 / 감옥 / 눈치 / 눈속임 / 그때에만 / 반추 / 소 /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며 / 과거 / 수십의 너 / 미안함과 고마움 / 바쁘게 살기 / 숫자 / 어렸다면 / 구멍 / 피난 / 촛불 / 두께 / 두께. 2 / 쓴다 / 담 무너뜨리기 / 중독 / 연락 / 겨울에 아아 / 구걸 / 어떻게 우리 같은 사람이 사랑할 수 있어요? / 내가 아직 만나지 않은 그대에게 / 네가 과거를 말했을 때 난 미래와 이별했다 / 크는 사랑 / 독(獨)과 독(毒) / 섬세하지 못한 / 신이라 불리는. 3
02 지금 아무렇지 않은 걸 보니 우린 꽤 오래 이별을 준비해 왔나 봐요
숙성 / 축원문 / 홀로 / 물웅덩이 / 신호 / 멀티버스 / 막날 / 시 / 비 / 어른의 사랑 / 질림 / 반지 / 우물 / 말 없음 / 미끄러지는 밤 / 축축함 / 편지 / 바닥 파기 / 열 / 사랑, 사람 / 사랑은 사랑으로 사랑할 수 없었다 / 지금 아무렇지 않은 걸 보니 우린 꽤 오래 이별을 준비해 왔나 봐요 / 외로움 증폭 장치 / 버림 / 네가 가고 오늘이 오기까지 / 도망
03 아, 그들은 내 맘에 그을음만 남기곤 사라졌구나
자국 /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3 /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4 / 예언가 / 예언가. 2 / 선 / 정보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는다 / 최악의 연인 / 상처 / 청소 / 청소. 2 / 사랑에 관해 쓰지 못한 날 / (알 수 없음) / 담 / 이갈이 / 정강이를 걷어차인 / 슬픈 젖꼭지 증후군 /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제를 살았던 우리에게 / 모텔 / 기우 / 이불 감옥 / 구멍 / 반쪽짜리 사랑 / 신호등 / 밤바다 / 바지선 / 적(赤) / 고향 / 순간의 존재들 / 파편 / 극(極) / 져가는 달 / 장작 / 농사 / 장마 / 가지 잘린 나무 / 봄비
04 다시 만나면 분명 좋을 이 사람아
준비 / 거미줄 / 일회용 글 /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 하나 / 여름 / 잇다 / 입김 / 네발 달린 짐승 / K / 바람 / 무모 / 평범한 삶 / 향 / 향수 / 그러니까, 사랑하자 / 새단장 / 미지근한 사랑 / 헤어지는 길 / 감정 / 싱글벙글 / 얇다 / 감히 / 모텔. 2 / 빗길 / 사계절 / 송곳니 / 2인용 단어 / 가벼운 연애 / 지지 않은 벚꽃 / 꼬까옷 / 선크림 / 21년식 사랑 / 계절 옷 / 문득 / 물음 / 입맞춤 / 꺼지지 않는 불꽃 / 눈사람 / 달팽이 / 필요 / 그런 사람 / 부유물 / 여행 / 짝사랑 / 너와 나 사이 / 중력 / 손길 / 24시간 / 오래된 연인 / 기도 / 말과 꽃
책속으로
단선되어 들리지 않던 부분을 내 귀에 끼우고는
들리는 척 춤을 추었다.
너는 짧게 몸을 흔들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나, 무척이나 흥겨웠다.
마치 무성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 〈이어폰〉에서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너는 물었다,
언젠가 서로 말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나는 대답했다.
서로의 하루를 물어도 안 되면,
주위 사람들의 안부를 묻고,
그것도 안 된다면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말하자고.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단어를 줄 세웠다.
가끔 단어를 솎아내어 그것에 대해 대화했다.
우리의 마지막 단어는 미안함이었다.
- 〈끝말잇기〉에서
아픔이 글이 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쓰기에는 말보다는 감정이 앞서서,
글씨가 알아볼 수 없게 날립니다.
마음에 담아두고, 또 담아두어,
말로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참아보려 합니다.
- 〈숙성〉에서
열차는 출발했고, 너는 나와 멀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헤어진 순간부터 다시 만난 날이 가까워지고 있었으니,
이 길은 너와 헤어지는 길이면서 동시에 다시 널 만나러 가는 길이다.
- 〈헤어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