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분류 역사 / 역사 일반 / 세계사
총 서 명 전쟁과 평화 학술총서 Ⅰ-2
도 서 명 태평양전쟁사 2
부 제 명 광기와 망상의 폭주
저 자 명 일본역사학연구회
편 역 자 아르고(ARGO)인문사회연구소(오일환, 이연식, 방일권)
출 판 사 채륜
정 가 29,000원
발 행 일 2019년 12월 10일
상세정보 반양장, 547쪽, 신국판(152mm×225mm), 높이(28mm)
I S B N 979-11-90131-01-8 93900
책 소개
패망의 잿더미에서 일본의 지성들이 써 내려간 참회록!
쇼와공황에서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과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에 이르기까지
파시즘과 군국주의, 제국주의 침략의 구조와 허상을 신랄하게 파헤친다!
전쟁에 반대하며 숨죽이고 있던 진보적 학자들이 태평양전쟁 패망 직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일본역사학연구회도 그중 하나였다. 동경대 사학과를 중심으로 ‘과학적 역사’와 ‘유물사관’에 입각한 역사연구를 표방해 오던 일단의 연구자들이 주요 멤버이다. 이들은 전쟁 전부터 일본의 천황제와 배타적 침략주의뿐만 아니라 세계적 차원의 파시즘과 제국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자신들의 침략전쟁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벌어졌던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과 전개과정을 천황제와 파시즘, 그리고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집대성했다. 그 결실이 바로 1953년부터 1954년에 걸쳐 출간된 “태평양전쟁사”(전 5권)이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당대 최고의 연구자 약 50여 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이 책은 지금까지도 일본의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을 엄밀하게 분석한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편역 ‘태평양전쟁사’는 총 3권으로 1권에서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2권에서는 진주만공격에서부터 패전까지, 3권에서는 전후 일본과 세계의 정서를 담아 완간할 예정이다.
출판사 서평
일본 천황제와 군부, 정재계, 우익의 이합집산과 모략을 드라마틱하게 묘사
이 책은 강단 사학의 따분한 이론적 분석이 아니다.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전후한 시기 일본 내 다양한 세력과 정파, 파벌들 간의 이합집산과 암투, 모략과 경쟁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천황을 중심으로 한 원로와 귀족, 중신들의 막후 정치, 여야 정당들 간의 권력투쟁, 정치인과 재벌의 결탁, 정치세력과 군부세력의 견제와 힘겨루기, 우익세력과 군부의 결탁 뿐만 아니라, 구 재벌과 신흥 재벌 간의 경쟁, 우익세력 내부의 경쟁과 분화, 육군과 해군의 반목과 경쟁, 전쟁 말기 주화파와 주전파의 대결, 식민지와 점령지역의 착취와 민중들의 고통, 해방투쟁의 의지 등을 보여준다. 각 세력 내에서의 다양한 파벌과 암투가 상세히 묘사되고 있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경제구조, 문화예술 분야에 관한 세밀한 분석과 논평
이 책은 각 시대별, 단계별, 지역별 경제구조에 관한 세밀한 분석과 통계 자료를 담고 있다. 세계적 공황과 통화, 금융 등의 거시경제 분석부터 중화학공업, 군수공업, 면방직 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조선과 일본 서민들의 생필품 가격에 대한 묘사까지 총망라한다. 또한 국제적 환경의 변화가 각 지역의 사회변화와 서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한다.
문화와 예술, 일상에 대한 천착은 가히 선구적이라고 할 만하다. 우파에서 좌파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 엘리트들의 사상적 동향은 물론이고, 문학작품과 연극, 예술과 교육, 과학계의 변화까지 세밀하게 소개하고 있다. 자유주의 사상에 대한 일제의 규제와 군국주의의 폭압이 강도를 더해갈수록 진보적 지식인들과 예술인들이 어떻게 저항했고 탄압당하고 투항하고 전향했는지, 또 그런 가운데 명멸해 간 수많은 테제와 선언, 명저와 걸작들의 이름을 확인하는 것도 감회가 새로울 수 있다.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라 일본과 조선, 중국 등 동아시아의 시대상과 문화, 예술 분야에 관한 통사적 성격의 ‘문화사’로서 손색이 없다.
유럽과 아시아의 파시즘과 제국주의, 해방운동
이 책은 비단 ‘태평양’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태평양전쟁사”는 신해혁명 이후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을 거쳐 국공내전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직후에 이르기까지 40여 년에 걸친 일제의 중국침략과 지배, 혁명과 전쟁의 역사를 끈질기고 치밀하게 분석한다. 게다가 태평양전쟁이 전 세계적 차원에서 벌어진 제국주의 대 반제국주의, 파시즘 대 반파시즘 전쟁의 하나였음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한국전쟁까지 미국과 유럽,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 전쟁, 해방운동을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이번 《태평양전쟁사 2》는 전황의 전개 과정뿐만 아니라, 전황에 따른 일본 제국 내부의 정치변동, 기층 사회와 일상의 변화, 산업구조의 재편과 군산복합체의 급속한 성장, 열강들 간의 외교교섭과 막후에서의 복잡한 계산, 그리고 전쟁이 양산한 새로운 문화현상들을 골고루 담아내고 있다. 저자들은 일본 제국과 연합국뿐만 아니라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의 여러 식민지와 피점령 지역 사람들에게 강요되었던 일제의 만행과 착취, 고통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나아가 이들 지역에서의 해방운동이 배태된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패전 후 각국의 독립과 지난한 반제투쟁의 역사가 일제의 지배와 점령에 기인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한반도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
일본의 침략주의에 비판적인 지식인들은 조선과 만주, 타이완 등 식민지 지배에 반대하고 식민지인들의 비참한 현실과 고통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연민의 시선을 드러냈다.
동양척식, 만주척식 등의 기존 식민지회사와 조선미곡시장, 만주양곡, 군량성정곡 등 새로운 특수회사, 그리고 만주·화베이·화중의 합작사,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등 독점자본의 지사들이 비인간적인 수탈을 자행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이러한 독점자본의 수탈이야말로 ‘곧 일본제국주의의 성격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통렬히 비판했다.
나아가 필자들은 패전 직후 집단패닉 상태에 있던 일본사회를 상대로 청일전쟁 이후 약 50년 간 저질러 온 근대의 전쟁이 일본인들에게 어떤 전쟁이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웃나라에 끼친 해악은 어떠했는지를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요즘처럼 일본의 보수우익 정권이 거리낌 없이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를 부정하고 사죄와 반성은커녕 ‘보통국가’라는 프레임으로 전후 일본의 재무장을 공언하는가 하면, 경제제제를 통해 구 식민지 국가들의 정당한 과거사 문제제기를 원천봉쇄하면서까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자 하는 이 때, 패전 직후 일본 지성들이 써 내려간 참회와 경고에 대해 일본은 물론 우리 사회도 곱씹어 볼 대목이다.
저자 소개
아르고(ARGO)인문사회연구소
‘인간 중심의 연구와 대중과의 소통’을 모토로 역사학, 국제정치학, 사회학, 교육학, 일본사, 중국정치, 중앙아시아, 사할린·연해주, 미술사, 음악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모인 연구소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여러 지역의 연구자들과 네트워크를 통한 연구를 진행하며, 모든 학문의 인문학적 해석과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융복합적 콘텐츠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태평양전쟁을 시작으로 한국전쟁과 사할린한인 문제 등 ‘전쟁과 평화 학술총서’를 통해 ‘평화’의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클래식의 정치사회사’, ‘세계문화유산 다시보기 투어’, ‘미래사회와 교육’ 등 ‘인문학 총서’를 기획하고 있다.
편역자
오일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국제정치경제학 박사(Ph.D). 현재 중앙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이며 ARGO인문사회연구소의 대표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역사·정치·사회·교육학 및 클래식과 미술사 등 다양한 전공자와 연구자들 간의 소통과 융복합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일에 애쓰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 《한국전쟁의 수수께끼》외에, 옮긴 책으로 《전후 일본의 역사문제》, 《국역 경성발달사》(공역), 《강제동원을 말하다:‘제국’의 끝자락까지》(공역) 등이 있다.
이연식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학 박사(Ph.D). 현재 일본 소피아(上智)대학교의 외국인연구원과 ARGO인문사회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으로서, 인구이동과 마이너리티(minority) 문제 등 역사사회학에 휴머니즘을 불어넣은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 《조선을 떠나며》가 있는데 일본에서 《朝鮮引揚げと日本人-加害と被害の記憶を超えて》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옮긴 책으로 《국역 경성부사》 등이 있다.
방일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러시아학술원을 졸업했다. 역사학 박사(Ph.D).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와 ARGO인문사회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으로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사할린·연해주 지역의 역사와 사회, 인문학, 한인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러시아 문화에 관한 담론: 러시아 귀족의 일상생활과 전통》, 《오호츠크해의 바람:산중반월기》, 《강제동원을 말한다: ‘제국’의 끝자락까지》(공역) 등이 있다.
차례
펴내는 글
제3편 태평양전쟁 전기
제1장 유럽에서의 전쟁
제1절 프랑스의 항복
제2절 독·소전쟁의 개시
제2장 일본파시즘의 확립
제1절 고노에 신체제운동
제2절 전시경제와 식민지 수탈
제3절 중국지배의 교착
제3장 일·미 대립의 격화
제1절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
제2절 일·미교섭
제4장 태평양전쟁의 개시
제1절 도조 정권의 성립과 개전
제2절 서전의 성공과 그 파탄
제3절 도조의 독재와 익찬정치체제
제4절 전시경제의 모순 확대
제5절 전시하의 사상과 문화
제4편 태평양전쟁 후기
제1장 이탈리아와 독일의 항복
제1절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이탈리아의 항복
제2절 독일의 항복과 소련·미국·영국의 관계
제2장 일본군의 패퇴
제1절 태평양전선
제2절 중국전선
제3절 대동아공영권의 붕괴
제3장 전시경제와 국민생활의 파탄
제1절 경제의 붕괴
제2절 국민생활의 파탄
제4장 일본의 항복
제1절 연합군의 총공세와 도조정권의 붕괴
제2절 고이소·스즈키 내각과 종전공작
제3절 포츠담선언
제4절 소련의 참전과 항복
제5장 전쟁의 의의와 결과
제1절 국제정세의 변화와 일본의 역할
제2절 국내 각 계급의 동향
마치며
추천사
미츠이 다카시(동경대학 교수)
- 동아시아, 조선·한국 전공
“태평양전쟁사”는 패전 직후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써 내려간 참회의 기록이다.
천황제를 주축으로 한 일본의 군국주의 파시즘을 동아시아와 세계사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분석한 명저이다.
일본의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은밀하게 열독하며 번뇌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이러한 책이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읽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하타노 스미오(아시아역사자료센터 소장)
- 일본 외무성 외교문서 편찬위원장, 전 쓰쿠바대학 교수(일본정치외교사)
한국에서 “태평양전쟁사”가 번역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반가운 마음이다.
이 책은 전후 일본의 지성사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산맥 중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 전반에 걸친 일본의 현대사를 천황제와 파시즘, 제국주의의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하는 필연적인 패망의 역사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진보적 연구자들이 모여서 이론적 분석을 집대성했다는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전시경제의 모순은 식민지에 대한 수탈을 확대 강화하였다. 만주와 중국을 중핵으로 하고 남방의 여러 지역을 포함해 이른바 ‘자급자족 체제의 확립’을 요구하게 된 사정은 앞서 기술한 바 있다. 그리고 봉건적 구조를 지닌 일본자본주의는 기초가 약했기 때문에 전시경제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식민지 지배에 강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식민지에 대한 수탈과 횡령이 한층 더 노골화된 것이다. 조선과 타이완의 쌀, 조선의 전력·경금속·철합금, 만주의 철광석·석탄·대두, 화베이의 원료탄·점토·면화·소금, 남양의 인광과 인산염,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의 석유와 보크사이트, 말레이의 고무, 그리고 이들 지역의 풍부한 노동력 없이 전시경제의 수행은 불가능했다.
- P.132
그나마 부모자식이 모두 모여 한 곳으로 소개될 경우 당시에는 그것마저 큰 행복이었다. 가난한 근로자 가족은 세대별로 움직일 수 없어서 아이들끼리만 집단적으로 소개되었다. 그것도 아이들끼리만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가능한 한 아이들의 육체와 정신의 발달을 도모하고 행복을 지킨다는 입장이 아니라, 아이들이 거치적거린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었다.
- P.477
스즈키의 담화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다음날 신문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다시 대외방송을 통해 포츠담선언을 묵살한다는 뉴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이는 도고 등의 입장에서 보면 그때까지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갈 만한 낭패였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왜냐하면 이들은 처음부터 포츠담선언의 기본정신을 묵살했기 때문이다. 소련의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태도는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세계의 민주세력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국민의 불행에는 눈을 감고 천황제 문제에만 몰두해 시간을 낭비하느라, 항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도 놓치는 바람에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추가로 목숨을 잃어버려야만 했다.
- P.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