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2 16:53

파푸아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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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_표지(온라인).jpg




도서분류 시/에세이/아시아여행/역사/문화

도 서 명 파푸아에서 배운다

엮 은 이 전경수 편

출 판 사 채륜서

정 가 14,800

발 행 일 20130610

상세정보 반양장, 275, 신국판 변형(153m/m×215m/m)

I S B N 978-89-967201-8-8 03810

 



책소개.png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전경수 교수와 학생들이 파푸아 단기 필드스쿨을 다녀온 뒤 남긴 기록이다. 이들은 파푸아 비악섬 북쪽 해안의 소르 마을에서 2주 동안 있었다. 인구가 1000명이 넘지 않는 소르 마을은 크기와 상관없이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 책은 이 작은 마을로 떠난 여행의 기록이자 답사기이다. 뜨거운 태양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땅,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과 비극의 역사가 함께하는 마을 소르의 내면을 향한 인류학적 기록이다.

   



출판사서평.png

하늘과 땅과 바다가 맞닿은 곳

이웃과 가족의 구분이 없는 곳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잃은 곳

파푸아의 자연과 태고의 순수를 만나는 여행

20108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전경수 교수와 몇몇 학생들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뉴기니의 서쪽 절반인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 갔다. 이곳은 312개 부족 350만 명이 살고 있는 지구 생물 다양성과 언어 다양성의 중심이다. 그들은 파푸아 비악섬 북쪽 해안의 소르 마을에 도착했다. 그리고 2주간 마을에 머물면서 마을의 구조부터 역사와 문화, 종교와 풍습,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까지 다양하게 관찰했다. 이 책은 이들이 파푸아 소르 마을에 대한 남긴 피상적인 인상 기록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가서 삶과 문화를 재구성한 인류학 에세이이다.

     

상처 입은 태고의 땅, 파푸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파푸아. 오스트레일리아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동서로 반듯하게 국경선이 있는 섬. 섬의 동쪽은 독립국 파푸아뉴기니이며, 서쪽은 인도네시아령 파푸아다. 이 서쪽 파푸아는 70여 종의 유대류, 180여 종의 포유류, 자생종 450종을 포함한 700여 종의 조류, 2650여 종의 어류, 2000여 종의 난과 124속의 자생종을 포함한 16000여종의 식물들이 자생하는 지구 생물 다양성의 중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구 생물 다양성의 중심인 이곳의 역사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1800년대부터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은 뒤로 이곳은 네덜란드령 뉴기니로 불렸고, 2차 세계대전 시기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1950년 이후 독립의 희망이 보였으나 1962년 결국 수카르토 정권에 의해 인도네시아의 26번 째 주로 편입된다. 이후 이곳의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학살과 투쟁의 역사이다.

 

마을을 그리다

지도를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지리적 표식을 종이 위에 옮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도는 해당 지역의 지형을 나타내고, 지형은 사람들의 삶을 규정한다. 따라서 지도 제작은 단순히 마을의 모양과 해안선의 꼴, 주요 건물 및 주택의 위치를 옮기는 일이 아니다. 지도를 그리는 행위는 곧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도면화하는 작업이다.

지도를 제작하며 느낀 소르 마을 사람들의 삶은, 경계가 없었다. 나와 너의 경계가 없듯이 집들의 영역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개인의 영역보다는 하나의 큰 공동의 영역이라는 틀에서 공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바닷가 마을이어서 그런지 이들은 바다를 깊이와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나누어 부르고 있었다.

 

비악 소르 마을의 피낭

피낭은 야자과 빈랑나무의 열매로, 익으면 오렌지색으로 변한다. 피낭은 보통 독립적으로 저작咀嚼하지 않고 시리sirih, 카푸르kapur와 함께 저작한다. 파푸아 사람들은 습관처럼 피낭을 씹는다. 파푸아 지역을 비롯하여 인도, 중국 남부, 말레이시아의 해변에서 자라나는 피낭의 저작문화는 어떠한 기호식품보다도 압도적이다. 마북mabuk이라는 향정신적 효과가 있다거나 치아 건강에 좋다는 설이 있으나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파푸아 사람들은 피낭 저작을 정체성과 연결한다. 따라서 피낭을 저작하는 과정, 즉 피낭의 재배와 생산, 매매 또는 교환은 상품의 제조와 소비의 차원을 넘어서 마을 집단이 공유하는 체계를 공고히 형성하며, 정체성을 구현하고, ‘전시하는 과정인 것이다. 피낭은 그들 자신을 대표하며 지역성을 보유한 역사가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피낭 저작은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의 투사이자,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서는 일종의 저항으로 기능한다.

 

가족끼리 보듬어주는 마을 공동체

소르 마을 사람들에게 가족의 범위는 넓다. 친형제뿐 아니라 이종사촌, 고종사촌까지, 심지어 같은 동네에 살지 않더라도 모두 형제라고 부른다. 실제로 거리를 거닐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도 저마다 자신을 누군가의 형제라고 소개한다. 소르마을 사람들은 친척 형제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기본 가족basic family을 벗어나 보다 확장된 친척범위 내에서 보다 복합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

소르는 씨족들로 구성되고, 씨족들이 운영하는 하나의 작은 왕국과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다시 말해 소르는 씨족, 즉 케렛keret들로 구성되는 지역 자치 공동체이다. 씨족의 친척들로 연결된 폭넓은 인간관계는 이들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외부 충격이나 스트레스에 견디는 완충 장치의 역할을 해주며, 사회로부터 단절되거나 고립되지 않고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일종의 사회 보장 기능을 하기도 한다.

 

전통종교와 외래종교가 공존하는 마을

소르 마을에서 유일한 종교는 사실상 기독교이다. 소르 마을이 있는 비악 지역은 선교사에 있어 세계적으로 드물게도, 현지인에 의해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비악섬의 모세로 불리는 그 사람은 노세니 페트루스 카피아르Noseni Petrus Kaar, 외부에서 선교사 교육을 받고 비악으로 들어와 선교를 시작했다. 그 이후 비악 지역은 사실상 기독교 지역이 되었다.

하지만 소르 마을의 교회 관계자들은 르와르라는 이들의 전통문화가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파푸아의 토착 신앙 르와르는 죽은 자의 정령으로,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이러한 르와르에 대한 믿음이 부활하는 것을 세속화라며 우려한다. 하지만 르와르라는 기층문화 위에 기독교라는 새로운 종교가 더해져 그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기층문화와 외래문화의 융합이 서서히 이루어져 나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그들의 기독교는 결코 위기가 아니다.

 

삶과 죽음이 이어지는 곳

비악섬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장례 방식은 동굴장이었다. 시신을 동굴에 가져다 놓은 뒤 시간이 흘러 모두 부패하면, 남은 유골을 다시 수습하여 항아리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유골 중 두개골을 집으로 가져와서 화려하게 장식을 하여 집 내부에 모셔 놓는다. 두개골을 집에다가 모셔 놓는 이유는 일종의 수호 정령Guardian Spirit으로 서 집안을 조상의 영혼이 보살펴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것이 파푸아 사람들의 전통인 르와르 신앙이다.

소르 마을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다. 이들은 죽은 가족의 유골을 집안에 모셔두고, 마당에 무덤을 둔다. 죽은 자가 수호 정령이 되어 가족을 지켜준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옥내 무덤에는 고인에 대한 애정에서 기인한 것이다. 밤이 되면 불을 켜 주고, 무덤 위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며, 아이들은 무덤을 타고 장난을 친다. 비악섬의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죽은 이들에게 각별하면서도 거리감 없는 애정을 보내고, 또 그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지은이.png

지은이

김지은_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 석사 졸업

엄정민_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졸업

이기현_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재학

이원휘_University of Washington 석사 졸업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독도박물관 학예연구사

于山문화연구소 소장

지민주_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 석사 졸업

(순서는 가나다순)

 

엮은이_ 전경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과 동 대학원 졸업 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국하여 82년부터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태인류학과 문화사회학 그리고 최근에는 식민주의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류학과의 만남”, “한국문화론”, “환경친화의 인류학”, “문화의 이해”, “문화시대의 문화학”, “한국 박물관의 어제와 내일”, “백살의 문화인류학”, “돈도 벌고, 문화도 배우고”, “물걱정 똥타령”, “일본 열도의 문화 인류학등 다방면에 걸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린이_ 이경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 졸업 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였다. 한국미술협회와 수채화작가회 회원이고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과 조각 작품을 제작했다. 알프레드 노이마이어의 현대미술의 의미를 찾아서(열화당)를 번역하기도 하였다.

 



책속으로.png

19987월의 비악 학살Biak Massacre’199871일에 자유파푸아운동OPM이 비악시의 물탱크에 서파푸아 독립기The Morning Star를 게양하고 시위를 한 것으로 인해 촉발되었다. 고작 엿새의 시위 끝에 인도네시아 정부군은 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강간하고 죽였다. 200명 정도의 시위대가 바다에 산 채로 버려져 죽었으나, 인도네시아 정부군은 쓰나미로 죽었다고 발표했다.

- 1장 상처 입은 태고의 땅, 파푸아(PP. 44~45)

 

마을의 기본적인 형태와 도로의 방향을 파악한 뒤로는 지도 제작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소하게만 느껴져 지도로 나타낸다는 것이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마을 구석구석의 장소들도 몇 번에 걸쳐 계속 찾아가니 굳이 그 자리에서 기록하지 않아도 자세히 그려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눈에 익어 갔다. 점차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모습들도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오고는 했다. 같은 대상이라도 매번 볼 때마다 또 다른 느낌과 새로운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이 새삼 느껴졌다.

- 2장 마을을 그리다(PP. 57~59)

 

피낭을 씹는 횟수와 양이 많아지자 입속이 헐기 시작했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입 속 전체에서 뜨거운 열이 나고 잇몸이 아팠지만, 사람들이 건네주는 피낭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계속해서 씹었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랐을 때에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피낭을 건네던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더 이상 피낭을 씹지 말라고 하였고, 그중 몇몇은 피낭을 저작할 때에는 양치질을 잘해야 한다는 충고도 해주었다.

- 3장 비악 소르 마을의 피낭(P. 103)

 

소르의 아이들은 친가와 외가의 사촌을 호칭상 친형제와 구분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 아이들은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의 친가, 외가 친척들의 아이들과 친형제들과 같은 범주 내에 어울리게 된다. 이와 같이 확대된 가족 관념은 고인이 된 가족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집 영역 내부에 고인이 된 가족을 모시고, 육신은 죽었으나 정신적으로는 고인이 된 가족들과 유대감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4장 가족들끼리 보듬어주는 마을 공동체(P. 173)

 

선교사가 외국인이 아닌 자신들의 동족이었기 때문에 이들 파푸아 사람들은 쉽게 복음을 접하고 거부감을 상대적으로 덜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현지인이 외국인들의 선교사 과정과 신학을 학습하고 자신이 살던 지역으로 돌아와 복음을 전파하는 매우 독특한 기독교 전래 과정을 거쳐서 기독교화된 비악 사람들은 그에 힘입어 자야푸라 지역에서 아주 강력한 기독교 문화를 정착시켰다.

- 5장 전통종교와 외래종교가 공존하는 마을(P. 190)

 

마치 가족 구성원의 방에 불을 밝히는 것처럼 죽은 가족의 묘에도 불을 밝혀 준다는 이치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죽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곳에 같이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죽은 이들과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들은 곁을 떠나고 없지만, 그들에 게 산 사람들에게 보내는 것과 같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 6장 삶과 죽음이 이어지는 곳(P. 230)




차례.png

프롤로그| 감시와 빅맨 사이에서_ 전경수

그림과 표

 

1장 상처 입은 태고의 땅, 파푸아_ 지민주

2장 마을을 그리다_ 엄정민

3장 비악 소르 마을의 피낭_ 김지은

4장 가족들끼리 보듬어주는 마을 공동체_ 지민주

5장 전통종교와 외래종교가 공존하는 마을_ 이원휘

6장 삶과 죽음이 이어지는 곳_ 이기현

 

에필로그| 르와르의 변신_ 전경수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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