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분류 고전문학
시리즈명 문학의 창으로 본 조선의 궁중문화3
도 서 명 인목왕후와 인현왕후
지 은 이 정은임
정 가 19,800원
발 행 일 2012년 06월 30일
상세정보 반양장, 342쪽, 신국판(152mm×223mm)
I S B N 978-89-93799-58-3 04810
슬픈 운명을 짊어진 두 왕후를 만나다
‘문학의 창으로 보는 조선의 궁중문화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궁중문학의 배경인 왕실의 건축물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번째 나들이를 시작했던 1편, 조선 3대 궁정문학 중 하나인 〈한중록〉의 저자 혜경궁 홍씨를 통해 왜곡되었던 그녀의 삶을 보다 객관적으로 조명해 보았던 2편에 이어, 이번에는 3대 궁정문학의 나머지 두 작품인 〈계축일기〉와 〈인현왕후전〉 속 주인공인 인목왕후와 인현왕후를 만나 본다. 인목왕후와 인현왕후를 통해 무거운 책임과 고난이 따르는 왕실 여인의 삶을 살펴보고, 그 안에 투영된 조선의 궁중문화를 조명해 보는 것으로 마지막 나들이를 마친다.
왕실의 안주인, 왕비의 삶을 들여다보다
왕비는 왕의 정실부인이며 만백성의 어머니로서 품계를 초월한 여인이다. 같은 시대 여성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권리와 힘을 가지는 반면에, 무거운 책임과 임무도 함께 지닌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것 때문에 왕실 내의 권력 싸움이 일어나거나, 혹은 드물게 왕비 자리를 빼앗기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 “문학의 창으로 본 조선의 궁중문화3, 인목왕후와 인현왕후”는 두 왕후를 만나 보기 전에 왕비의 권리와 책임을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인목왕후와 인현왕후의 파란만장한 삶은 바로 왕비의 권리와 책임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밑바탕으로 삼고 있는 〈계축일기〉와 〈인현왕후전〉은 슬픈 운명을 껴안고 갈 수밖에 없었던 인목왕후와 인현왕후의 삶이 녹아 있는 궁중문학 작품이다. 비록 왕후가 작품의 작자는 아닐지라도 이 두 작품은 왕후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왕실의 환경이 연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궁중문화를 살펴보기에 좋은 자료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두 작품을 토대로 하여 읽기 쉬운 문체로 풀어냈기 때문에 대중이 궁중문화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아들 때문에 수난의 삶을 산 인목왕후
19세에 51세인 선조의 계비로 입궁한 인목왕후는 30년간 궁궐의 높은 담장 안에서 왕의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특별한 삶을 살았다. 선조와 함께 영창대군, 정명공주를 낳으며 살았던 5년과 광해군 이후 인조 재위 때의 10년은 양지의 삶이었다. 하지만 광해군이 재위한 15년은 친정 식구들의 죽음, 영창대군을 가슴에 묻은 채 후궁으로 강등되어 서궁에 위폐 되는 모욕을 감내하며 하루하루 살아간 음지의 삶이었다. 공교롭게도 양지와 음지의 세월이 각각 15년이었기에 인목왕후의 삶을 파란만장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왕후의 수난과 고통을 함께한 딸 정명공주와 궁인들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문학으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이 책이 밑바탕으로 삼고 있는 〈계축일기〉이다.
저자는 본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왕비의 임무 중 하나로 ‘왕의 후계자 생산’을 언급한다. 인목왕후가 수난의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들인 영창대군을 낳으면서부터였고, 고통과 모욕의 세월을 안겨 준 장본인은(친아들은 아니지만) 또 다른 아들인 광해군이었다. 즉 인목왕후가 떠안은 고통의 세월은 모두 왕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아들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다. 인목왕후는 영창대군을 낳음으로써 ‘왕비의 임무’를 다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이미 ‘내정된 후계자’ 광해군의 입지를 위협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토록 파란만장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가련한 선의 화신, 인현왕후
인현왕후는 15세에 조선 19대 왕인 숙종의 계비로 입궁했다. 선과 악의 각 대표로 꼽히는 인현왕후와 장희빈은 숙종을 축으로 한 삼각관계 속에서 숙종의 마음이 움직임에 따라 일희일비하면서 운명이 뒤바뀌는 삶을 살았다. 왕후는 35년의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효심과 미덕을 지녔기 때문에 몇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전형적인 조선조의 여인상으로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것이다.
인현왕후가 국모 자리에서 폐출되기까지 수난을 겪은 것은 장희빈의 간계와 숙종의 성격 탓이기도 했지만, 본질은 후계자를 생산하지 못함에 있었다. 조선시대의 왕비는 왕의 후계자를 생산하는 것이 큰 임무이기도 했지만, 후계자를 직접 낳기만 하면 엄청나게 큰 권리로 돌아왔다. 왕비는 모든 후궁이 낳은 자식의 어머니가 될 수 있었지만, 후계자를 직접 낳는 것이 왕비로서의 권위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왕비가 후계자를 생산하지 못하면 입지가 약해져 왕실의 위계질서마저 흔들리게 된다. 인현왕후는 선의 화신으로, 웃어른께 효심을 다하고 덕성이 깊었으며 성품 또한 온후하고 투기심도 없었으나, 후계자를 생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수난의 삶을 산 것이다. 반면 장희빈은 왕의 후계자를 낳아 원자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바탕으로 권세를 누리고 한때 중전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궁중문화, 대중의 문을 두드리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논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됨에 따라 인문학이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저자 역시 이런 생각에 동의하여 오랜 시간 공부해 온 궁중문학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려는 준비를 시작했다.
사실 드라마 대장금의 성공 이후 한류열풍이 불자 여러 학문의 전공자들이 궁중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서적을 많이 출간해 왔다. 이런 시도가 궁중문화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의 흥미에 초점을 둔 나머지, 일부 서적에서 진실이 왜곡되는 사례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매우 안타깝게 여겨 오류를 바로잡으면서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궁중문화 책을 출간하기로 했는데, 그것이 바로 ‘문학의 창으로 보는 조선의 궁중문화’ 시리즈이다. 앞서 발간한 두 책에 이어 〈계축일기〉, 〈인현왕후전〉의 각 주인공 인목왕후와 인현왕후의 삶 곳곳에 투영된 조선의 왕실을 살펴보는 것으로 대중이 궁중문화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 정확한 역사 자료를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왜곡이 없고, 그러면서도 쉬운 문체와 해설을 사용하여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이 엿보인다. 이로써 이 책은 국문학 전공자들에게는 궁중문학에 관한 관심으로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고, 일반 교양인들에게는 고급문화의 정수인 궁중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궁정실기문학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궁정문학연구”, “한중록”(교주), “인현왕후전”(교주), “계축일기”(교주), “궁궐사람들의 삶과 문화”, “문학의 창으로 본 조선의 궁중문화 1(삶과 죽음의 공간)”, “문학의 창으로 본 조선의 궁중문화 2(혜경궁 홍씨와 왕실 사람들)”, “고전소설연구”(공저), “고전산문연구”(공저), “한국노년문학연구”(공저, 총 4권), “설화문학연구 하”(공저), “고소설연구사”(공저), “옛 여성들의 삶”(공저), “동아시아 문학과 여성”(공저), “우원 이호빈 목사의 신학과 사상”(공저), “동아시아 여성문학의 지평”(공저) 등이 있으며 그 밖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광해군은 제후국인 조선에서는 세자로서의 지위가 공인되었지만, 천자국인 명나라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였으므로 적자 탄생이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광해군 측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계축일기〉의 주인공인 인목왕후의 임신이었다.
PP. 98~99
인목왕후는 19살에 51세의 선조의 계비로 입궁한 후 30년을 높디높은 궁궐의 담장 속에서 왕의 아내와 어머니로 특별한 삶을 살았다. 선조와 함께 아들과 딸을 낳으며 살았던 5년과 인조 재위 때 10년은 왕비와 대왕대비의 위엄을 누리는 양지의 삶이었다. 그러나 광해군 재위 기간 15년은 친정아버지와 오빠들의 죽음, 그리고 어린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후궁으로 강등되는 모욕을 감내하면서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딛는 고난의 세월이었다. 공교롭게도 양지와 음지의 세월이 각각 15년이었다. 행복한 15년은 짧게 지나는 것 같지만 고통의 날들이 계속되는 15년은 참으로 길고 긴 기간이었을 것이다.
PP. 174~175
이러한 날들이 계속되던 가을에 친정에서 보내온 송이를 보고 왕후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좀처럼 희로애락을 드러내시지 않으시던 왕후의 눈물을 보고, 모시던 궁녀들이 그 연유를 여쭙는다. 왕후는 “내가 죄가 없이 이렇게 된 것도 타고난 운명이니 무엇을 슬퍼하겠는가? 내가 궁궐에 있을 때에 본가에서 송이를 보내오면 두 분 대비께서 즐겨 잡수시기에 수라에 썼는데, 오늘 송이를 보니 마음이 절로 슬퍼지도다.”라고 하였다. 두 분 대비는 인조 계비 장렬왕후와 현종 비 명성왕후를 가리킨다. 쫓겨나서도 웃어른을 한시도 잊지 않는 효심을 알 수 있는 〈인현왕후전〉의 한 대목이다.
P. 250
숙종이 먼저 경복당에서 왕후를 기다리다가 궁인에게 타고 온 가마의 발을 걷게 하니, 인현왕후가 옥교에서 나와 땅에 엎드려 사죄하려 하였다. 숙종이 붙들어 일으켜서 경복당에 들어가니 모든 준비물이 왕비를 맞이하는 예를 갖추고 있었다. 숙종이 왕후에게 자리에 오르도록 청하자 왕후는 자리를 피하여 죄를 빈다. 숙종은 “이는 다 내가 경솔하였던 허물이니, 회한이 그지없다. 내가 번번이 충언을 살피지 못한 것을 지극히 회한하는데, 그대에게 어찌 빌 만한 죄가 있겠으며, 또한 어찌하여 반드시 이렇게 겸양하여야 하겠는가?”라고 하였다. 왕비가 또 스스로 물러나기를 청하니, “내가 이미 애매한 정상을 환히 알고 지난 뉘우침을 많이 말하였으니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하기를 두세 번 반복하였다.
P. 261
책머리에
제1장 조선조 왕비의 삶
1. 가례의 의미와 절차
2. 금혼령과 처녀단자
3. 간택제도
1) 초간택
2) 재간택
3) 삼간택
4. 가례 절차
1) 납채
2) 납징
3) 고기
4) 책빈
5) 친영
6) 동뢰
5. 왕비의 임무
1) 후계자를 생산해야 한다
2) ‘효행’의 덕목을 실천해야 한다
3) ‘투기’로 왕비자리도 빼앗길 수 있다
6. 왕비의 권한
제2장 비운의 왕비 인목왕후
1. 인목왕후와 〈계축일기〉
1) 작자
2) 창작 시기
3) 양식론
2. 〈계축일기〉의 중심인물
1) 비운의 왕비 인목왕후
2) 인목왕후의 소천 선조
3) 인목왕후의 숙적, 광해군
4) 인목왕후의 가슴에 묻은 영창대군
5) 인목왕후와 수난을 함께한 딸 정명공주
3. 인목왕후를 중심으로 한 〈계축일기〉
1) 19살 노처녀 51세 왕과 혼인하다
2) 정명공주와 영창대군을 낳다
3) 인목왕후의 수난이 시작되다
4) 광해군, 형 임해군을 죽이다
5) 계축년에 죽음의 서곡이 시작되다
6) 광해군, 생모 공빈 김씨를 왕후로 추숭하다
7) 폐비와 폐모를 위한 준비
8) 사랑하는 아들, 영창대군을 죽이다
9) 인목왕후 폐비되어 서궁에 갇히다
10) 인목왕후를 폐비하는 죄목과 처우
11) 인조반정과 인목왕후의 복위
제3장 구원의 여인 인현왕후
1. 인현왕후와 〈인현왕후전〉
1) 작자
2) 양식론
2. 〈인현왕후전〉의 주인공들
1) 조선조 여인의 이상향, 인현왕후
2) 삼각관계의 중심 축인 숙종
3) 인현왕후의 영원한 연적, 장희빈
4) 인현왕후의 최대 조력자, 숙빈 최씨
5) 숙종의 여인들
3. 〈인현왕후전〉에 투영된 구원의 여인 인현왕후
1) 인현왕후 탄생과 성장 일화
2) 인현왕후, 숙종의 계비가 되다
3) 인현왕후의 비극이 시작되다
4) 인현왕후 폐비되어 궁궐에서 쫓겨나다
5) 궁녀 장옥정 왕비가 되다
6) 인현왕후, 근신과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7) 갑술환국과 인현왕후 복위
8) 왕비 장씨 다시 후궁이 되다
9) 인현왕후 병으로 고생하다
10) 숙빈 최씨, 장희빈을 고발하다
11) 장희빈, 저주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다
12) 장희빈, 사약으로 생을 마감하다
4. 〈인현왕후전〉의 생명력
제4장 궁중 실기문학의 백미
1. 궁중문학의 영역과 의의
2. 한국문학사에서 궁중문학의 위상
1) 여성의 삶과 문학을 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2)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서 이면의 진실을 알 수 있게 한다
3) 고어와 궁중어의 보고
4) 궁중문화 연구의 귀중한 자료다
5) 궁중과 관련된 문화사업의 콘텐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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